쌀에 누룩과 물을 섞어 항아리에 넣고 발효를 시키면 술이 됩니다. 그 술을 걸러서 그대로 마시면 '탁주'이고, 술을 거르지 않고 용수를 박아 맑은 술만 떠내면 '청주'입니다. 그리고 그 탁주나 청주를 증류하면 소주가 되는 거구요.
(용수는 대나무로 된 둥그렇고 길쭉한 바구니 모양입니다. 항아리 안에 박아 넣어, 찌꺼기를 거르고 맑은 술이 안에 고이게 합니다.) 동동주는 탁주입니다. 막걸리는, 위와 같은 일반 탁주는 아닙니다. 동동주라는 술을 빚어서 마시는 것과, 그 '어떤 술'을 만들어 청주를 떠내고 남은 찌꺼기에 물을 타서 마시는 것인 막걸리는 차이가 크죠. 술을 배우기 전까지 이 차이를 몰랐지만. 막걸리를 찌꺼기 술이라고 비하할 생각은 없습니다. 양반가에서 청주 떠내고 나서 막걸리 만들어 아랫사람과 동네사람이 같이 마신, 조선서민문화라고 생각하고- 그 술이 나쁜 술도 아니잖아요? 맑으냐 탁하냐, 다 된 술에 물을 탔느냐 타지 않았느냐의 차이지 나쁜 것을 넣어 마신것이 아니잖아요- 본 술의 향과 맛은, 비록 희석되었지만 그 막걸리에 그대로 남아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지금의 막걸리 열풍이 곱게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의 막걸리는 정성을 다해 만들어낸 술에 물을 타서 마실뿐인 옛 막걸리가 아닙니다. 빨리, 많이 만들기 위해 단기속성발효로 맛도 향도 제대로 나지 않고, 맛이 제대로 안나니까 감미료를 넣어버린, 그래서 값이 싼 '조미료술'일 뿐입니다. 사람들이 느끼는 맛은 인공적인 겁니다. 풍미가 느껴지는 술은 절대로 단시간내에 만들 수 없습니다. 옛 방식을 좋아합니다. 옛것을 좋아합니다. 하나하나 손이 가는, 신기하게도 손이 갈수록 대단해지는 그 옛것이 너무 좋습니다. 지금의 막걸리는 그 옛것과 다릅니다. 우리는 옛것을, 전통을 내다팔고 있지 않습니다. 제조공정조차도 일본을 쫓아가고 있는 지금에 무슨 옛것이라고... 백반집 가서 미원 들어간 김치찌개 먹는 것과, 집에서 3년된 묵은지로 김치찌개 해 먹는 것이 같습니까? 과연 우리것 내다 팔고 있다고 그저 좋은 일일까요? 사실 막걸리 뿐만이 아니라- 힘들때 소주 한잔 하시잖아요. 술병을 한번 들여다보세요. '희석식 소주'라고 씌여있을 겁니다. 전통식으로 소주를 내리면 도수가 35도가 넘습니다. 시중에 나오는 소주만큼의 도수가 나오려면 물을 타야 합니다. 아시겠지만 물을 많이 타면 술이 싱겁고 맛이 떨어집니다. 소주도, 감미료가 들어간겁니다. 옛 방식대로만 만들었다면 '증류주'라고 씌여있어야 정상입니다. 감미료가 들어가면 안되냐-하면, 까짓거 먹고 죽는 것도 아닌데 드셔도 상관은 없습니다만, '우리 술은 머리가 아프다. 양주는 그런게 없는데.' 란 말이 나오니까 답답한거죠. 시중 판매되는 막걸리, 희석소주말고 전통방식의 우리술, 드셔보셨나요? 머리 아프시던가요? 머리가 아프고 구취가 나는 것은 감미료 때문입니다. 그것 때문인데 그걸 모르고 우리 술은 머리가 아프다고 합니다. 좋은 술은 외국에 있다며 비싸게 잔뜩 사와서는 역시 양주가 좋다는 말을 합니다. 우리 방식대로, 좋은 술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데 그 방법은 힘들고 오래 걸리니까 버려두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감미료 맛으로 많이 팔리니까 막걸리를 우리나라 대표 술로 지정하자고 말합니다. 안갑갑하십니까? 사람들이 돈이 생기면요, 몸에 좋은 것을 찾습니다. 먹고 안좋은 것, 오래 안 먹는단 말입니다. 지금의 열풍이 달갑나요? 그들이 10년 20년 막걸리 찾아줄까요? 머리 아프지 않다면서 양주 찾는 사람들 없어지면 그 말 믿겠습니다. 좋은 것을 만들어 좋은 이미지를 주고 오래 찾도록 하는게- 진짜 좋지 않나요? 에휴... 2009.09.03 덧. 술을 마신 후에 오는 숙취는 감미료도 원인이 되지만 '제대로 끓지 못한 술'을 마셨을 경우에도 숙취가 옵니다. '제대로 끓지 못한 술'이라는 것은, 제조 과정에서 알콜을 만들어주는 효모가 가장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는 32~37도의 온도까지 올라가지 못했다는 말입니다. (40도가 넘으면 효모는 사멸합니다.) 단기속성발효는 30도가 되지 않는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방식입니다. 감미료를 첨가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저 방식은 숙취가 올 수밖에 없는 방식입니다. 숙취의 모든 원인이 감미료..라는 식으로 적어놓은 것 같아 덧붙입니다.
제가 전통주를 배우는 곳은 (사)한국전통주연구소 라는 곳입니다. 3호선 녹번역이라 집에서부터 1시간 10분쯤 걸리는 거리를 매주 1회, 퇴근 후에 가서 배웁니다.
첫번째반은 3개월 과정 '전통가양주반' 두번째반은 3개월 과정 '연구반' 세번째반은 3개월 과정 '특기주반' 네번째반은 5개월 과정 '전문가반' 입니다. 제가 배우고 있는 전문가반 수업은 전부 끝났고, 오는 금요일에 마지막 시험을 보고, 수료증을 받으면 끝이 납니다. 그렇게 1년 2개월째를 다니고 있는 현재입니다. 지지난주는 발표를 했습니다. 이제껏 배운 것을 초보자에게 가르쳐주는 것 처럼 앞에 나가 강의를 해보는 것인데 무대공포증이 있어서 청심환을 먹었습니다;; 효과가 있었는지 손이 떨리진 않았는데 배운 것들을 내멋대로 해석했다가 망했습니다. ㅠ_ㅠ 그리고 지난주는 다른 분들이 발표하는 것을 구경했고, 이번주는 시험 준비를 하구요. 뭐 그런식으로 준비하느라 집에서 술을 못 빚었다는 건 아니고......;;; 팔이 아작났습니다. ㅠ_ㅠ 8년 전에 무거운 것을 들다가 오른쪽 팔 인대가 나갔는데, 막 다쳤을 때는 신문지도 못 들어올릴 정도로 아파서 매일 왼팔만 썼거든요- 그랬더니 1년 지나니까 왼팔도 나가더라구요;(얘들아 돌아와 엄마가 기다려 ㅠ_ㅠ;;) 양쪽 다 이상한 상태로 뭐 제대로 들지도 못하고 조심 조심 살다가... 연구소에서 망한 술이 있길래 소주 내리겠다는 욕심에 냉큼 다 달라고 말하곤 받아오다가... 6키로가 넘긴 했지만 가방에 담아서 어깨에 걸면 팔엔 문제 없을 줄 알았는데......!! 들었다 놨다 하는 사이에 으직. 왼팔이가 다시 갔습니다. ㅠ_ㅠ 현재 상태를 말씀드리자면, 가만히 있어도 시큰시큰 아픈 상황은 겨우 지나갔고, 하지만 여전히 핸드폰 문자를 찍는다거나 하면 시큰거리고, 다행이 타자 치는데는 문제가 없어서 일은 할 수 있고;; 밤에 자다가 조금 아파서 깨고.. ㅠ_ㅠ 그 상태입니다. 팔을 쭉 뻗고 있으면 아파서 살짝 굽힐 수 있게 붕대같은 테이프를 감아 놨더니 어제 떼다가 살 뜯기고 ㅠ_ㅠ 소주도 내려야 하고, 복분자주도 다시 빚어야 하고, 밑술 받아온 백일주도 아직 못했으니 그것도 해야 하고, 예~전에 받아 온 이화곡 가지고 이화주도 빚어야 하고, 소주 내렸으니 그거 가지고 과하주 또 빚어야 하고, 요새 포도가 철인지 달달~한게 맛있어서 땡기는게;; 포도주도 만들고 싶은데 ㅠ_ㅠ 팔이 나가고 나서 정말 지대로 느낀게- '파스는 진통제구나!'랄까; 아파질 때마다 파스를 붙이면 안 아픈게;; 밤에 자다가 아프거나 갑자기 삐끗 했다거나 했을때는 짱!! 이번엔 지대로 나가서 파스도 별 소용이 없었지만;; 우얗든 이 팔 가지고 술을 빚었다간 소주 고리를 들어올리는 순간, 혹은 항아리를 들어올리는 순간 "내 팔, 내 팔!!!!!!!!"을 외치며 울어버리고 엄마한테 얻어맞을 것 같아서 당분간은 휴식...;;; 입니다. 조용히 시험 공부나 일단 하구요 ㅠ_ㅠ 다음주 쯤에 슬슬 움직여 볼게요- 누가 도와주지 않아도 알아서 잘 하는 인간이 되고 싶었건만, 내 몸띵이는 왜 날 배반하는 거니 ;ㅁ;
여행신님이 붙어주신 2박 3일 지리산 사진 올립니다. ^^ (사진은 가져가지 말아주세요-)
월요일 아침 6시 50분에 집에서 출발해서 시외버스타고 내려가 12시 넘어서 백무동에 도착했구요, 6시쯤에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해 그곳에서 1박 했습니다. ![]() ![]() ![]() ![]() ![]() ![]() ![]() ![]() ![]() ![]() ![]() 장터목에서 새벽 3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4시부터 5시 조금 넘게까지 산을 탔습니다. 4일, 일출 시간은 5시 35분이었습니다. ![]() ![]() ![]() ![]() ![]() ![]() 날이 아주 맑았아요. ^^ ![]() ![]() ![]() ![]() ![]() 사실 장터목에서 세석까지는 2시간 조금 넘게밖에 안걸리는데... 저희는 장터목에서 하룻밤, 세석에서도 하룻밤 잤습니다;; 저질체력들이라;; 둘째날 천왕봉 올랐다가 내려오고, 또 세석까지 갔더니 피곤하더라구요;;;; ![]() 사진이랑 동영상이랑 200장 넘게 찍었는데 그중에서 멋진것만 올렸습니다~ 지리산은 언제나 강추!!!! ![]() 천왕봉 일출 동영상 하나 더 남기고 사라집니다~ 슝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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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이 인상적입니다. 입항..
by 막스터 at 05/30 ㅎㅎㅎㅎ.....욕심이.. by 솔바우 at 04/03 아뇨- 저는 처음부터 님.. by 앵 at 09/28 말씀 감사드려요- 꾸벅꾸.. by 앵 at 09/03 안돼;; 난 소장님이 아니야;.. by 앵 at 08/29 그냥, 일단은 술을 많이.. by 앵 at 08/29 그럼 다음주 평일쯤에 손.. by 앵 at 08/29 이글을 이오공감으로 ㅜ_ㅜ/ by 토르 at 08/28 지금은 많이 괜찮습니다 .. by 앵 at 08/28 와~ 그것도 맛있을 것 .. by 앵 at 08/13 최근 등록된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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